이번 주 열리는 구글 I/O 관전 포인트
가장 중요한 AI 경쟁에서 뒤처진 구글은 과연 반격이 가능할까
19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구글 I/O’를 개최하는 구글은 현재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에서 사실상 3위 사업자로 평가받고 있다. 불과 1년 전 구글 I/O가 열렸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지금과 사뭇 달랐다. 지난해 3월 공개된 ‘제미나이 2.5 프로’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력했고, 최상위권 대형언어모델(LLM) 간 성능 차이는 사실상 취향의 영역처럼 여겨지곤 했다.
하지만 최근 AI 업계에서 파운데이션 모델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코딩 성능’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구글의 코딩 툴은 수개월 동안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와 오픈AI의 ‘코덱스’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두 툴이 구글 제품보다 월등한 성능을 보이면서, 업계에서는 구글이 더 뒤처지는 것을 막기 위해 딥마인드 일부 엔지니어들에게 클로드 사용을 허용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리는 이번 I/O에서는 구글이 AI 코딩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가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꼽힌다. 동시에 구글이 강점을 가진 과학·의료 AI 분야에서 어떤 새로운 기술을 공개할지도 주목된다.
코딩 경쟁력 회복 시도
구글은 AI 코딩 분야의 열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딥마인드 내부에는 새로운 AI 코딩 팀이 구성됐다. 또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알파폴드 개발로 2024년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존 점퍼 딥마인드 수석 연구원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O 행사에서 구글의 에이전트 기반 코딩 플랫폼인 앤티그래비티(Antigravity)의 업데이트 형태로 주요 코딩 관련 발표가 나오지 않는다면 오히려 놀라운 일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구글 직원들은 일반에 공개된 모델이나 제품보다 훨씬 앞선 모델과 제품에 접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에는 ‘클로드 코드’ 접근 권한을 둘러싸고 내부 논란이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 이후로 구글이 놀라운 진전을 이루지 않았다면, 단 이틀 만에 코딩 분야 최전선으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과학과 건강
구글 딥마인드가 코딩에서는 약할 수 있지만 과학 분야에서는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구글 딥마인드는 노벨상을 수상한 유일한 최첨단 AI 기업이다. 또한 LLM이 과학용 AI 분야를 주도하게 되면서 구글은 선두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지난해 구글은 사용자의 질문에 맞춰 가설과 연구 계획을 수립하는 ‘AI 코-사이언티스트(AI co-scientist)’와 수학·계산 문제의 새로운 해법을 반복적으로 발견하는 시스템 ‘알파에볼브(AlphaEvolve)’를 포함한 여러 과학용 AI 도구를 공개했다. 한 스탠퍼드대 과학자는 AI 코-사이언티스트를 ‘오라클(oracle)’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라클은 그리스 신화의 신탁에서 유래한 말로, 과학계나 IT 업계에서는 인간이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해답이나 통찰을 제시하는 존재라는 비유적 의미로 사용된다.
또한 구글이 건강·의료 분야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면밀히 지켜볼 예정이다. 구글은 LLM 기반 건강 도구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지난 1월 ‘챗GPT 헬스’ 출시 이후 건강 AI 담론은 오픈AI가 주도해 왔다. 구글은 19일 AI 기반 ‘헬스 코치(Health Coach)’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홍보 자료를 보면 이 도구는 사용자의 의학적 우려를 해결하기보다는 피트니스나 식단 같은 주제에 대한 조언 제공에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구글이 뒤처진 또 다른 분야인지, 아니면 위험성이 큰 영역에서 적절한 신중함을 보이고 있는 것인지는 지켜볼 문제다.
드라마
지난 몇 달간 AI 업계 CEO들을 둘러싼 드라마는 유난히 많았다.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 간 재판 이전에는 앤트로픽과 오픈AI가 미국 국방부 계약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샘 올트먼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사이의 갈등이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는 대체로 이러한 드라마와 거리를 두어 왔다. 그는 자신을 노벨상 수상자이자 괴짜 연구자로 포지셔닝하고 있으며, 설령 동료들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더라도 그 내용이 언론에 유출되거나 법적 증거개시 절차에서 공개된 적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구글에 논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딥마인드 직원 다수를 포함한 600명의 직원들은 순다르 피차이 CEO에게 서한을 보내 임박한 미국 국방부 계약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구글은 바로 다음 날 해당 계약을 체결했다.
하사비스와 피차이, 그리고 다른 주요 인사들은 무대 위에서 이러한 민감한 주제를 피하려 하겠지만, 논란은 결국 어떤 식으로든 스며들 가능성이 크다. 구글이 중립적인 외관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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