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기업들, 핵심 광물 분야로 눈 돌린다
탈탄소화보다 공급망에 더 집중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기후 이슈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약한 상태다. 하지만 기후테크 기업들은 탈탄소화 외의 잠재적 이점에 주목하는 방식으로 이런 새로운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고 심지어 성장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거의 모든 기후테 기업이 데이터센터, 에너지 공급 확대, 핵심 광물처럼 정치적으로 주목받는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내세우는 듯하다. 필자는 최근 기사에서 보스턴 메탈의 최신 투자 유치 소식을 다뤘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철강 생산 기술로 널리 알려진 이 회사는 핵심 금속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신규 투자자들로부터 7,500만 달러(약 1,120억 원)를 조달했다.
니오븀이나 탄탈럼 같은 금속에 집중하는 전략이 청정 철강만큼 큰 기후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하겠지만, 회사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내 연방정부 지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철강 같은 어려운 산업이 더욱 힘겨워지면서 이런 전략을 택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보스턴 메탈의 용융 산화물 전기분해(MOE) 기술은 전기를 이용해 금속을 생산한다.
필자는 지난해 이 스타트업이 매사추세츠에서 파일럿 반응로를 가동해 실제로 1톤 규모의 소재를 생산하며 철강 사업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 회사의 초점은 달라졌다. 현재는 항공기 엔진과 고급 철강 합금에 사용되는 니오븀과 탄탈럼부터 크롬, 바나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금속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철강 산업은 매우 어려운 분야다. 엄청난 규모로 운영되지만 제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금속, 특히 미국 정부가 핵심 광물로 지정한 금속에 집중하는 전략은 회사를 유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철강 산업의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을 만큼 오래 버티게 해줄 수도 있다.
타데우 카르네이로(Tadeu Carneiro) 보스턴 메탈 CEO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핵심 금속 산업에 먼저 진출함으로써 철강 기술 개발을 지속할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 역시 핵심 소재가 자사 비즈니스 모델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브림스톤(Brimstone)은 새로운 시멘트 생산 공정을 개발했다. 시멘트 산업 역시 탈탄소화가 매우 어려운 대표적인 고배출 산업이다. 이 회사는 새로운 원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다. 또한 시멘트뿐 아니라 콘크리트에 첨가할 수 있는 보조 시멘트질 재료와 제련용 알루미나도 생산한다.
지난해 미국 에너지부는 시멘트 관련 프로젝트에 배정됐던 13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지원금을 취소했다. 브림스톤 역시 지원금 일부가 철회됐으며, 필자가 수년간 꾸준히 다뤄온 또 다른 시멘트 스타트업 서브라임 시스템즈(Sublime Systems)도 같은 상황을 겪었다.
당시 브림스톤 측은 이번 결정이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며, 해당 시설은 시멘트뿐 아니라 미국 알루미늄 생산을 지원할 알루미나도 생산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브림스톤 웹사이트에서는 시멘트뿐 아니라 핵심 광물을 생산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이산화탄소 제거 기업들도 광업 업계와 협력하기 위해 핵심 광물 흐름에 올라타려 하고 있다. 또 다른 기업들은 광산 운영 효율을 높이거나, 운영 중이거나 폐쇄된 광산 부지의 정화 작업을 지원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더 큰 메시지 변화의 일부다. 정치인부터 에너지 기업 CEO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기후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빈도를 줄이고 있다.
그 배경은 이해하지만, 이런 흐름은 필자를 불안하게 만든다. 기후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침묵하게 되면 기업들이 본래 목표를 잃고, 실제 배출 감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기업에게는 다른 우선순위를 내세우거나 메시지를 조정하는 전략이 결국 살아남아 변화를 만들어낼 시간을 벌어줄 수도 있다. 결국 이 흐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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