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대 올트먼 재판 3주차] 오픈AI 비영리 사명·AGI 통제권 놓고 충돌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이 오픈AI의 비영리 사명과 범용인공지능(AGI) 개발 통제권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정면 충돌했다. 양측은 거짓말·사익 추구·권력 욕심 의혹까지 제기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번 재판의 판결은 오픈AI와 xAI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재판 마지막 주, 변호사들은 두 사람 주장의 신빙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올트먼은 오픈AI와 거래 관계에 있는 기업들과 관련한 거짓말 전력과 사익 추구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반격에 나서, 머스크를 대부분의 인지 작업에서 인간과 경쟁할 수 있는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장악하려는 권력 지향적 인물로 묘사했다.
오픈AI는 AI 안전을 위해 자사가 헌신해 왔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 머스크의 AGI 개발 가속 계획에 반대하다가 “멍청이(jackass)” 소리를 들은 직원에게 위로 차원에서 선물했던 황금색 당나귀 엉덩이 트로피까지 법정에 가져왔다.
양측 변호인단은 최종 변론에서도 날 선 공세를 이어갔다. 법정에 세워진 대형 스크린에는 머스크와 올트먼의 ‘머그샷’ 스타일 사진이 나란히 등장해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머스크 측 변호사인 스티븐 몰로는 올트먼과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사장이 머스크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오픈AI를 ‘인류를 위한 비영리 AI 조직’으로 유지하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대신 이들은 자신들을 막대한 부를 거머쥔 영리 자회사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오픈AI 측 변호사 사라 에디는 올트먼과 브로크만이 오픈AI를 영구적인 비영리 조직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녀는 구조 개편 이후에도 오픈AI는 여전히 안전한 AI 개발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조직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디는 또 머스크가 소송을 아주 늦게 제기한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그의 진짜 목적은 2023년 설립한 자신의 AI 기업 xAI의 경쟁사인 오픈AI를 견제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법원에 오픈AI의 영리 자회사를 공익법인(PBC)으로 전환한 2025년 구조 개편을 무효화하고, 올트먼과 브로크만을 경영진 자리에서 해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최대 1,34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해당 금액은 오픈AI 비영리 법인에 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심원단은 17일(현지시간)부터 심리에 들어가 이르면 일주일 내에 권고적 평결(advisory verdict)을 내릴 예정이다. 다만 이 평결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최종 판단은 재판장이 내리게 된다.
만약 법원이 머스크 측 손을 들어줄 경우 기업가치 1조 달러(약 1,500조 원)에 근접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오픈AI의 계획에도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xAI는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산하에서 이르면 오는 6월 IPO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목표 기업가치는 1조 7,500억 달러(약 2,620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권력을 추구하는 머스크” 대 “거짓말쟁이 올트먼”
재판 첫 주 머스크는 ‘인류를 위한 안전한 AI 개발’이라는 오픈AI의 원래 사명을 지키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지막 주에 올트먼은 머스크가 AI 안전의 수호자가 아니라 오픈AI를 지배하려 했던 권력 추구형 인물이었다고 반격했다.
올트먼은 배심원단에게 2017년 머스크와 공동 창업자들이 영리 부문 설립을 논의하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머스크가 사망하면 영리 법인의 통제권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머스크가 “아마 오픈AI의 통제권은 내 자녀들에게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머스크 측은 올트먼의 신뢰성 자체를 문제 삼았다. 몰로는 일리야 수츠케버 전 오픈AI 수석과학자(CSO)와 미라 무라티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뿐만 아니라 이사회 멤버였던 헬렌 토너와 타샤 맥컬리가 모두 “올트먼이 자신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증언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트먼은 2023년 이 같은 문제로 CEO 자리에서 일시 해임된 바 있다.
몰로는 또 올트먼이 오픈AI와 거래 관계에 있는 스타트업들에 개인적으로 투자한 사실도 집중 추궁했다. 올트먼은 자신이 지분 약 3분의 1을 보유한 핵융합 기업 헬리온 에너지로부터 오픈AI가 전력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지난 8일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는 올트먼의 잠재적 이해상충 문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6개 이상의 주(州) 법무장관들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사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최종 변론에서 몰로는 다시 한 번 올트먼의 신뢰성을 공격했다. 그는 “등산 중 협곡 위에 놓인 나무다리를 만났다고 상상해보자”며 “입구에 선 여성이 ‘걱정 마세요. 이 다리는 샘 올트먼의 진실 위에 세워졌다’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그 다리를 건너겠는가”라고 물었다.
변호인단 뒤에 앉아 있던 올트먼은 자신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불편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이에 대해 에디는 “머스크는 비영리 구조 자체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그가 진짜 원한 것은 승리뿐이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작 머스크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판사가 재판 기간 중 대기할 것을 명령했지만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방문했다.
올트먼은 정말 오픈AI를 비영리 조직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나
에디는 최종 변론에서 머스크의 기부금에 특정 조건이 있었다는 증거도, 올트먼과 브로크만이 오픈AI를 영구적인 비영리 조직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에디는 “어떠한 약속이나 계약도 없었고, 머스크의 기부금에는 어떤 제한도 없었다”며 머스크 역시 오픈AI의 비영리 구조 유지에 진정 헌신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머스크가 2017년 영리 자회사 설립을 추진했으며, 이 조직에 대한 통제권을 놓고 올트먼·브로크만과 심각한 갈등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재판 초반 배심원단에게 “비영리 조직에 자금을 공급하는 소규모 영리 조직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에디는 또 머스크가 2024년에야 소송을 제기한 점을 들어, 이미 소멸시효가 지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2019년 영리 자회사를 설립했고, 이후 직원과 투자자들은 수익 상한이 설정된 구조 아래 투자 수익을 받아왔다.
그러나 머스크는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의 100억 달러(약 15조 원) 투자 추진 사실을 접한 뒤에야 오픈AI가 비영리 사명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해당 거래는 2023년 최종 성사됐다.
머스크는 당시 올트먼에게 “오픈AI 가치가 200억 달러로 평가됐다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건 미끼 상품을 내걸고 가짜를 판 격(bait and switch)’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배심원단에게 “그때 처음으로 영리 조직이 비영리 조직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몰로 역시 최종 변론에서 “2023년 거래는 이전과는 완전히 달랐다”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여전히 공익 중심 비영리 조직인가
재판 마지막 주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오픈AI가 여전히 인류를 위한 안전한 AGI 개발이라는 비영리 사명을 유지하고 있는가였다.
오픈AI 측 변호사 에디는 “비영리 조직이 여전히 영리 조직을 통제하고 있으며, AGI가 인류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어 “영리 조직 덕분에 오픈AI 비영리 재단이 세계에서 가장 자원이 풍부한 비영리 조직이 됐다”고도 말했다.
반면 몰로는 비영리 조직이 형식적으로만 회사를 통제할 뿐 실제 권한은 없다고 반박했다. 오픈AI 비영리 조직과 영리 조직은 사실상 동일 인물들이 운영하고 있으며, 비영리 이사회 8명 중 7명이 영리 조직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비영리 조직은 재판 시작 한 달 전에야 직원을 채용했으며, 현재는 AI 연구가 아니라 보조금 지원 업무만 수행하고 있다고 몰로는 주장했다.
몰로는 또 올트먼이 과거 인터뷰에서 “2023년 이사회가 자신을 해임하지 못했던 것은 그 자체로 거버넌스 실패였다”고 말한 영상도 공개했다.
비영리 조직 연구자인 질 호르비츠 교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결국 아무런 실질적 발언권도 없는 비영리 조직만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영리 조직은 자금도 거의 없고, 오픈AI 역시 해당 조직에 자금을 지원할 의무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직원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 조직이 어떻게 회사 전체를 감독하고 통제해야 하는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시민사회 단체와 정책 입안자들은 수년 동안 오픈AI 구조 개편에 우려를 제기해 왔다. 머스크 역시 비판에 동참해 왔지만, AI 경쟁에서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그가 공익의 대변자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호르비츠 교수는 “이번 재판에서 누가 이기든, 비영리 조직이라는 공익적 가치 자체는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AI 안전을 추구하는 ‘멍청이’
재판 첫 주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연방 판사는 “이 재판은 AI 안전성 자체를 다루는 사건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실제 재판 과정에서는 AI 안전 문제가 계속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양측 변호인단은 재판 내내 챗GPT와 그록의 안전성 문제를 놓고 서로를 공격했다. 챗GPT는 청소년 자살과의 연관성 의혹에 휘말렸고, 그록은 X 플랫폼에 음란물을 대량 노출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증언 마지막 날, 오픈AI 측 변호사 브래들리 윌슨은 “안전을 위한 멍청이 노릇을 멈추지 마라(Never stop being a jackass for safety)”는 문구가 새겨진 작은 황금색 당나귀 엉덩이 트로피를 판사에게 제출했다.
이 트로피는 조슈아 아치암 오픈AI 수석 미래학자 소유였다. 그는 2018년 머스크가 오픈AI를 떠나 AGI 개발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했을 당시, 속도 경쟁이 안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증언했다.
아치암에 따르면 머스크는 격분하며 그를 “멍청이”라고 불렀고, 현재 앤트로픽 CEO인 다리오 아모데이를 포함한 동료들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트로피를 만들어 아치암에 선물했다.
이를 본 판사는 “난 이거 원치 않는다”고 짧게 말했다.
재판장의 긴장감은 법원 밖 거리 시위로까지 이어졌다. 오클랜드 법원 앞에서는 한 시위자가 케타민 가방을 들고 사이버트럭을 모는 머스크 분장을 한 채 행진했고, 또 다른 시위자는 올트먼 사진과 함께 “AGI를 멈추지 않으면 우리 모두 죽게 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The post [머스크 대 올트먼 재판 3주차] 오픈AI 비영리 사명·AGI 통제권 놓고 충돌 appeared first on MIT 테크놀로지 리뷰 | MIT Technology Review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