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데이터센터 구현을 위한 네 가지 핵심 과제

우주 데이터센터는 열 관리, 방사선 대응, 궤도 안전성, 경제적 발사·조립 등 네 가지 핵심 과제를 해결해야 실현이 가능하다. 따라서 기술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지구 궤도에 최대 100만 개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발사 계획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했다. 지구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인공지능(AI)의 잠재력을 극대화한 데이터센터 구축이 목표지만, 과연 이 같은 계획이 실현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스페이스X는 궤도상 컴퓨팅 인프라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기술 산업이 우주 기반 대규모 컴퓨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 역시 데이터 처리 위성을 궤도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빠르면 내년 80기로 구성된 시험용 위성군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워싱턴주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고성능 엔비디아 H100 GPU를 탑재한 위성을 발사해 첨단 AI 칩의 첫 궤도 시험을 수행했다. 이 회사는 2030년까지 지상 데이터센터에 필적하는 규모의 궤도 데이터센터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를 ‘합리적인 선택’으로 본다. 현재 AI 산업의 급성장은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냉각에 필요한 물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규모 시설 인근 지역에서는 자원 가격 상승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지자들이 제시하는 장점은 분명하다. 첫째, 우주에서는 물과 에너지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둘째, 태양동기궤도에 위치할 경우 태양광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셋째, 발생한 열을 우주의 진공 환경으로 방출할 수 있다. 넷째, 발사 비용이 감소하고 있고 스타십과 같은 초대형 로켓의 등장으로 경제성도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다양한 기술적 난관을 지적하며 다른 시각을 제시하지만, 일부는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음은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필요한 네 가지 과제다.

열 배출 방법 찾기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양의 열을 발생시킨다. 우주는 막대한 양의 물을 소비하지 않고도 그 열을 처리할 수 있는 장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 일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 24시간 내내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려면 우주 데이터센터는 지구의 그림자에 들어가지 않고 극지 사이를 도는, 지속적으로 햇빛을 받는 궤도에 위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 궤도에서는 장비 온도가 80°C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며, 이는 전자기기가 장기간 안전하게 작동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온도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열을 배출하기가 의외로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오스트리아 우주 기술 스타트업 사텔리브스의 릴리 아이칭거(Lilly Eichinger) CEO는 “우주에서의 열 관리와 냉각은 일반적으로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말한다.

지구에서는 열이 공기나 물과 같은 기체와 액체의 움직임에 의존하는 대류 과정을 통해 주로 방출된다. 그러나 진공 상태인 우주에서는 훨씬 덜 효율적인 복사 방식으로 열을 제거해야 한다.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열과 태양으로부터 흡수된 열을 안전하게 방출하려면 넓은 방열 표면이 필요하다. 위성이 커질수록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다.

하지만 유럽의 항공우주 기업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Thales Alenia Space)에서 기술 이사로 일했던 이브 뒤랑(Yves Durand)은 이 문제를 해결할 기술이 이미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는 과거 대형 통신 위성을 위해 기계식 펌프를 이용해 냉매를 배관 네트워크로 순환시키고, 이를 통해 우주선 내부의 열을 외부 방열기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뒤랑 전 이사는 2024년 우주 데이터센터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주도한 결과, 비록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하지만 유럽이 2050년 이전에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지상 최대 규모 시설에 필적하는 수준)를 궤도에 배치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이는 스페이스X가 구상한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더 거대한, 수백 미터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갖추게 된다는 뜻이다. 이는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더 큰 수준이다.

방사선 폭격을 견딜 수 있는 컴퓨터 칩 개발

지구 주변의 우주 공간은 끊임없이 우주 입자에 의해 충격을 받고 태양 복사에 노출되어 있다. 지구 표면에서는 대기와 자기권이 인간과 전자기기를 이처럼 부식성이 강한 하전(荷電) 입자 환경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하지만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이러한 보호 효과는 약해진다. 항공기 승무원은 대기가 얇아 보호 기능이 약한 순항 고도에서 높은 방사선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암 발병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켄 마이(Ken Mai) 카네기멜론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과의 수석 시스템 과학자에 따르면 우주 환경에서 전자기기가 높은 방사선으로 인해 세 가지 유형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첫째, 하전 입자가 칩과 메모리에 충돌할 때 비트가 뒤집히고 저장된 데이터를 손상시킬 수 있다. 둘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온화 방사선에 의해 손상이 누적되면서 성능이 저하된다. 끝으로, 하전 입자가 칩 내부의 원자를 물리적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충돌할 경우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 우주로 발사되는 컴퓨터는 수년에 걸친 테스트를 거쳐야 했으며, 지구 궤도의 강한 방사선을 견딜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됐다. 그러나 이러한 우주용 전자기기는 훨씬 비싸고, 성능 또한 지상용 최첨단 장치보다 수년 뒤처져 있다. 기존 상용 칩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일종의 도박에 가깝다. 그러나 뒤랑 전 이사는 최신 컴퓨터 칩이 과거 시스템보다 본질적으로 더 높은 방사선 내성을 갖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3월 중순 새로운 GPU를 포함해 궤도 데이터센터에 AI 컴퓨팅을 제공하는 하드웨어를 공개했다.

첸 수(Chen Su) 엔비디아 엣지 AI 마케팅 총괄은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엔비디아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상용 기성품이며, 방사선 내성은 방사선 내성 실리콘 자체뿐 아니라 시스템 수준에서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위성 제조사들이 차폐 기술, 오류 감지를 위한 첨단 소프트웨어, 그리고 소비자용 장치와 맞춤형 내성 기술을 결합한 아키텍처를 통해 칩의 내구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 교수는 데이터 처리 칩만이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데이터센터에는 메모리와 저장 장치도 필수적인데, 이들 역시 높은 방사선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또한 운영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부품을 교체하거나 시스템을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도 과제로 지적했다. 더불어 로봇이나 우주비행사를 활용한 유지보수의 실현 가능성과 비용 효율성은 대규모 궤도 데이터센터 구상에서 여전히 큰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는 게 마이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단순히 현재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복성, 예비 부품, 그리고 재구성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장비가 고장 나더라도 구성을 변경해 계속 운영할 수 있다. 우주에는 무료에 가까운 에너지와 전력이 있지만 단점도 많다. 이러한 문제들이 기대되는 이점을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

정기적인 유지보수 필요성 외에도 치명적인 손실 위험 역시 존재한다. 강력한 우주 기상 현상이 발생할 경우 위성은 모든 전자기기를 무력화할 만큼의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 태양은 11년 주기의 가장 활발한 단계를 막 지나왔으며, 이번 주기에서는 위성에 미친 영향이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주 시대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인류가 태양 활동의 최악의 시나리오를 아직 경험하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오늘날 지구 궤도를 점유하고 있는 저비용 신형 우주 시스템들이 이러한 극단적 상황에 과연 대비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주 쓰레기를 피하기 위한 계획 수립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가 구상한 대규모 궤도 데이터센터와 스페이스X가 제안한 소형 위성으로 구성된 초대형 위성군 모두 우주 지속 가능성 전문가들에게 큰 골칫거리다. 지구 주변의 우주 공간은 이미 위성으로 상당히 혼잡한 상태다. 스타링크 위성만 해도 파편이나 다른 우주선을 피하기 위해 매년 수십만 건의 충돌 회피 기동을 수행하고 있다. 우주에 물체가 많아질수록 궤도를 수천 개의 위험한 파편으로 뒤덮을 수 있는 파괴적 충돌의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수백 제곱미터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갖춘 대형 구조물은 작은 우주 쓰레기나 운석에 의해 빠르게 손상될 수 있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태양광 패널의 성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궤도에 더 많은 파편을 만들어낼 수 있다. 궤도 재활용 스타트업 루넥서스 스페이스(Lunexus Space)의 그렉 비알레(Greg Vialle) 설립자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고도 2,000km 이하의 저지구 궤도에서 100만 개의 위성을 운영하는 것은 해당 영역의 모든 위성이 동일한 네트워크에 속해 서로 효과적으로 통신하며 회피 기동을 수행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안전하게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나의 궤도 셀(orbital shell)에는 대략 4,000~5,000개의 위성을 수용할 수 있는데, 저지구 궤도에 존재하는 모든 셀을 합산하면 최대 약 24만 개 수준이다. 위성들이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서로 충분한 안전거리를 두고 지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궤도 셀은 지구를 둘러싸는 특정 고도 구간의 ‘층’이나 ‘띠’를 말한다.

비알레 설립자는 이어 이렇게 덧붙였다. “물체를 더 높은 궤도로 올리거나,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시켜 궤도를 이탈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를 안전하게 수행하려면 위성 간 최소 10km 이상의 간격이 요구된다. 스타링크와 같은 초대형 위성군은 위성 간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촘촘하게 배치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기업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독점 구조가 아닌 이상 지구 주변에 100만 개의 위성을 배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스타링크는 궤도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최신 기술로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5년마다 100만 개의 위성을 교체하게 된다면 궤도 교통량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스페이스X의 FCC 신청에 이의를 제기한 천문학자 단체에 따르면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우주 쓰레기의 빈도는 하루 3~4개에서 약 3분당 1개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러한 재진입 파편이 오존층을 손상시키고 지구의 열 균형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적인 발사와 조립

하드웨어가 궤도에서 오래 유지될수록 투자 수익률은 높아진다. 하지만 궤도 데이터센터가 경제적으로 타당성을 가지려면, 기업들은 해당 장비를 궤도로 운반할 수 있는 비교적 저렴한 방법을 확보해야 한다. 스페이스X는 현재의 주력 로켓인 팰컨9보다 최대 6배 더 많은 탑재량을 운반할 수 있는 차세대 초대형 로켓 스타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의 연구에 따르면 유럽이 자체적인 궤도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이와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갖춘 발사체를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발사는 전체 과정의 일부에 불과하다. 대규모 궤도 데이터센터는 로켓, 심지어 초대형 로켓에도 한 번에 실어 보낼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시설은 궤도상에서 조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직 실용화되지 않은 첨단 로봇 시스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기업이 이러한 시스템의 전 단계 기술을 활용해 지상 시험을 진행해 왔지만, 실제 환경에서 활용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뒤랑 전 이사는 단기적으로는 소규모 데이터센터가 먼저 자리 잡아 궤도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기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지구 관측 위성이 수집한 이미지를 지상으로 전송하지 않고 우주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우주 데이터를 활용해 인사이트를 판매하는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많은 데이터 세트가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이를 지상국으로 전송해 처리할 기회를 확보하는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뒤랑 전 이사는 “궤도 데이터센터의 장점은 소형 서버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규모를 키우며 더 큰 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모듈식 접근도 가능해. 작은 단계부터 배우면서 우주에서의 산업 역량을 점차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미 필요한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우주 기반 데이터 처리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매우 크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소규모 시설만으로는 지상 데이터센터가 지구의 물과 전력 자원에 가하는 부담을 크게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미래 비전이 실현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으며, 실제로 실행에 옮겨질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다고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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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년 04월 06일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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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일: 2026년 04월 06일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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