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와의 전쟁’ 캘리포니아 소도시의 첨단 퇴치 프로젝트
캘리포니아 포스터시티 당국이 오랜 골칫거리였던 큰캐나다기러기를 몰아내기 위해 약 40만 달러를 들여 첨단 장비를 도입했다.
“차 세워!”
어느 화창한 2월 오후, 필자는 형에게 외쳤다. 공원 근처 잔디밭에서 풀을 뜯어 먹고 있는 큰캐나다기러기 무리가 눈앞에 보였기 때문이다. 회백색 배설물을 피해 조심스럽게 다가가던 중 가느다란 검은 목에 흰색 밴드 형태의 GPS 추적기가 채워져 있는 개체 한 마리가 눈에 띈다. 캘리포니아 포스터시티에서 기러기를 몰아내기 위해 시작된 기술 기반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한적한 베이 지역 교외 도시에는 약 300마리의 기러기가 서식한다. 전체 인구의 1%에 가까운 규모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도시가 사람과 기러기를 동시에 품기에는 너무 작다고 불평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때 중학교 운동장이 기러기 배설물로 뒤덮일 정도로 이 새들은 오랫동안 주민들의 골칫거리였다. 필자의 할머니 역시 기러기들이 차고를 점령했다가 몇 분 만에 빠져나간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죽이고 싶었지만 괜히 문제가 될까 봐 참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 도시에서 그런 방식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시 당국은 과거 기러기 100마리를 도살하려던 계획을 지역 환경단체의 반발로 철회했다. 그럼에도 배설물로 인한 공중보건 문제가 계속 제기되면서 기러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에 시는 인간과 야생동물 간 갈등을 해결하는 기업 와일드라이프 이노베이션스(Wildlife Innovations)에 약 40만 달러를 지급했다. 기러기 한 마리당 약 1,300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회사는 각종 장비를 동원해 기러기를 쫓아내는 방식을 택했다. 와일드라이프 이노베이션스의 수석 야생동물 생물학자이자 프로젝트 책임자인 댄 비트먼(Dan Biteman)은 “핵심은 기러기가 이곳을 덜 편안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려는 수요는 점점 늘고 있다. 도시 개발이 확대되면서 동물의 행동 변화와 충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큰캐나다기러기 개체 수 증가가 전국적인 문제로 지적되지만, 몬태나 초원의 회색곰,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코요테, 탄자니아 국립공원의 사바나 코끼리 등 다른 지역과 종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다양한 기술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포스터시티 석호 인근 걸 파크(Gull Park)의 나무 줄기에는 검은색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도시 내 7개 공원에 배치된 이 장비는 15분마다 사진을 촬영해 와일드라이프 이노베이션스 본사로 전송한다. 기러기가 포착되면 생물학자가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무리를 흩어놓는다. 팀원 중 한 명은 레이저나 드론을 사용하고, 다른 한 명은 기러기를 쫓는 보더콜리 ‘로키(Rocky)’를 동행시킨다.

‘구시네이터(Goosinator)’로 불리는 특수 장비도 있다. 형광 주황색의 소형 원격 조종 보트로, 선수에는 개를 연상시키는 위협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다. 기러기가 코요테와 밝은색을 두려워한다는 점을 활용한 장치다. 바퀴를 부착하면 육지와 수면을 오가며 기러기를 몰아낼 수 있다. 비트먼은 “나무에 스피커를 설치하거나, 붉은꼬리매와 금독수리 같은 포식자의 울음소리를 재생하는 드론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철새 보호 조약법(Migratory Bird Treaty Act)에 따라 연방 허가를 받아 기러기 10마리에 GPS 추적기를 부착했다. 이를 통해 개체의 이동 경로와 행동을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다.
지역 내 기러기 서식지 곳곳에는 ‘수배’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안내문이 붙어 새로운 관리 계획을 알리고 있다. 교회 잔디밭에서 여유롭게 풀을 뜯고 배설하는 기러기들을 바라보며, 필자는 “지금 마음껏 즐겨두렴”이라고 속삭였다.
이 글을 쓴 아니카 홈은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와이어드(Wired) 등에 기고해 온 수상 경력의 독립 저널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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